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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9: 벚꽃
First Flower of Spring
일본에서 가장 빨리 피는 벚꽃 아래에서 두 사람

1월말에 오키나와에서 결혼식을 올리려고 우리가 결심한 이유는 이 시기에 오키나와의 어떤 곳에서는 특별한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가장 빨리 피는 벚꽃 아래에서 두 사람의 출발을 축하하자」 그리하여 우리는 벚꽃을 찾아 오키나와 본섬 북부를 찾아갔다. 해수욕장은 아직 개장하지는 않았지만 맑은 날은 24도 정도까지 기온이 올라가는 오키나와에서는 봄이 찾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 곳을 찾아가 새하얀 웨딩 드레스를 입은 당신과 새하얀 예복을 입은 내가 벚꽃 아래에서 식을 올리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만개한 벚꽃의 종류는 우리가 흔히 보는 흰색에 가까운 분홍색의 왕벚나무가 아닌 「종벚나무」. 크게 가지를 뻗은 나무위에 진분홍색의 꽃이 범종형태로 화려하게 핀다. 산길의 좌우로 만개한 벚꽃이 장대한 분홍색의 아치를 만들어 우리들을 맞이 해 주었다. 원시림의 녹음과의 대비가 눈부시다. 벚꽃이 활짝 핀 것 처럼 당신의 미소도 활짝 폈다.

세계유산이기도 한 「나키진 성터」에도 매년 벚꽃축제가 열린다. 류큐왕국보다 훨씬 이전에 이 지역을 통치했었던 북산왕이 살았던 장소라고 한다. 올라간 언덕위의 돌층계에서 뒤를 돌아보자 바다가 보인다――에메랄드 그린과 코발트 블루의 오키나와 바다. 우리들은 손을 잡은채 조용히 벚꽃 밑에서 바다의 색을 바라본다. ―― 한참 옛날부터 변하지 않는 풍경. 변하지 않는 소중한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그 곳에 있는 것을 느꼈다.

나키진성의 우먀(大庭)라는 곳에 어떤 여성에 관한 노래가 새겨진 노래 비석이 남겨져 있다. 그 여성의 이름은 시게마우투다루. 그녀는 나라에서 소문난 미녀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영력을 가진 신직자이기도 했으며 나키진 성주에게 부름을 받아 왕과 왕비를 섬겼다. 왕과 왕비를 위해 후사가 잉태하기를 ――왕비의 몸에 새로운 생명이 머물기 까지 매일 그녀는 기원했다. 그 필사적이고 자애로움에 넘친 모습에 사람들은 감동을 받아 시게마우투다루는 「나키진 우카미(신)」가 되었다. 착한 그녀의 영혼이 지금도 이 곳에 머물고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 신선한 벚꽃색이 그렇게 생각하게 만드는 걸까.

우리는 축복를 받고 보호받고 있다.――그런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은 나만의 착각이 아니다. 부드러운 바람이 볼에 닿았을때 확실히 당신의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지켜줘서 고마워요. 우리들 행복하게 살게요.」 벚꽃나무를 올려다 보면서 나의 손을 잡은채 당신은 염원을 바람에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