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손을 잡고 우리는 활짝 핀 꽃들 사이를 지나간다. 축하자리에서 입는 품위있는 옷을 몸에 감싼 당신, 빨간 꽃 머리 장식이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노란색 바탕의 기모노는 옛날에 왕족만이 입는 것이 허용되었다고 한다. 오키나와가 류큐라고 불리는 왕국이었던 시대부터――마치 류큐왕국의 공주가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 같다. 내가 그렇게 당신의 귓가에 속삭이자 당신은 살짝 미소를 머금고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에요」라고 말했다.
이 류소라고 하는 오키나와 전통 의상을 입으면 걸을때 마다 왠지 평소보다 허리가 꼿꼿이 펴진다. 마치 옛날부터 전해오는 사람들의 사는 방법이 전통의상을 통해 우리에게 침투되는 것 같다. 이상하게도 당신의 표정도 평소보다 늠름한 기품에 넘쳐 있다. 자연스럽게 가슴에 「각오」와 같은 것이 끓어 오른다. ――당신을 지키며 살아가겠다. 옛날부터 계속되어 온 남녀의 사는 방법이다.
우리가 찾아온 곳은 기타나카구스쿠촌에 있는 「나카무라가 주택」이라는 저택이다. 유복한 농가의 주택으로 무려 19세기초에 지어졌다 한다. 저택의 주변을 둘러 싸고 있는 류큐 석회암으로 만들어진 돌담장을 따라 우리는 걷고 있다.
돌담장 너머로는 옛날부터의 지혜로 태풍대비책으로 심어 놓은 후쿠기 수목들의 진한 녹색 잎이 눈부시다. 옛날 오키나와에서는 어떤 삶들이 영위되고 있었는지――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었는지――물론 상상에 그치지만 점차 정경이 마음속에서 떠오른다. 돌담장 앞에서 내내 서있으면서 당신의 기쁨에 넘쳐 반짝이는 아름다움에 반해버렸다. 옛날부터 계속 변함없이, 앞으로도 변함없을 소중한 무언가가 조용한 시간 속에 흘러가고 있다.
그것은 시간을 초월하여 계승되어 온 것. 둘이서 함께 미래를 걷기로 결심했을때 우리들도 그 것을 이어 받았다. 나의 역할, 당신의 역할—— 가정을 만드는 두 사람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들을 전통은 가르쳐 준다. 괜찮아,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않아도. 하지만 항상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것이 있어. 약속하자, 서로를 소중하게 격려 하는 것을. 그리고 우리들의 주의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과 서로 잘 어울려 살아갈 것을. 오키나와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착하고 관용있고 배려깊은 마음 「치무구쿠루(肝心)」. 이 땅에서 축복받은 우리들은 오랜시간을 지나도 남아있는 담장과 같이 치무구쿠루의 마음을 이어받고 미래에 건네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