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모래사장과 투명한 바다에 둘러싸인
이시가키지마에는
녹음이 짙은 숲과 인어의 전설이 있다.
숲의 정령들에게 결혼의 축복을 부탁하고 싶어서 나는 당신을 데리고 숲에 들어간다. 시간은 해가 바로 뜨고 난 뒤의 조용한 때를 골랐다. 아침 햇살은 금빛이고 아직 부드럽다. 태양의 빛에 반사된 아침이슬은 무성한 잎 사이로 빛의 알갱이를 내린다.
빛을 샤워하듯이 받으면서 몸의 구석구석까지 스며들도록
숲의 공기를 맛 보자.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면 맑은 새들의 노랫소리가 귓가에 들려 온다――
우리는 시공을 넘어 옛날 이야기 속으로 들어 간다.
인간보다 더 긴 세월동안 세상을 지켜봐 온 나무들 아래에서
나의 앞을 걷는 옷자락이 긴 드레스를 입은 숲의 여왕님――
나의 마음을 사로잡아 떠나지 않는 그 아름답고 그립고 고상한 미소
나는 그녀를 맞이하러 온 「당신을 행복하게 할게요」라고 맹세한 남자다. 태고의 숲이 주었던
이렇게 자연속에 있으니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느끼게 된다.――
이 섬에는 인어의 전설뿐만 아니라 정령의 전설들이 많이 있다고 하니까.
정령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언어를 넘어선 장소에 있다. 우리는 지금 이곳에서 영혼의 약속을 맺는다.
이 섬에 전해져 내려오는 쓰나미가 올 것을 미리 알려줘서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다는
인어의 전설과 같이
우리가 진실된 사랑과 행복만을 품고 숲에 들어간다면 숲의 정령들도 마찬가지로 우리들의 미래가
항상 해피 엔딩이 되도록 염원과 축복을 줄 것이다.
장난스러운 바람이 나무 사이를 지나 잎과 부딪칠때 마다 음악이 만들어 진다.
정령들을 놀래키지 않도록 나는 지금 조용히 당신의 손을 잡는다.
자,춤을 추자.
당신과 추는 춤은 영원한 댄스.
태고의 숲, 그 먼 기억이 비추는 것은 신록에 둘러싸인 영원한 사랑.
숲의 여왕님과 그녀를 사랑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각각의 이야기가 서로 만나 하나의 이야기가 탄생――
그것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그렇다. 영원한 댄스는 우리들의 시작을 알리는 춤이기도 하다.
바람이 연주하는 음악을 타고 숲의 주인들이 몰려 왔다.――
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둘만의 사랑의 춤을 계속 추자.
조금만 더 이대로 아름다운 바다에 둘러싸인 섬의 숲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