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Hong Jiseon

오키나와의 대표적인 문화유산 코스로 말할 것 같으면 슈리성일 거예요. 슈리성은 류큐국왕과 왕족이 거처한 궁궐이자 류큐왕국의 정치, 외교, 문화의 중심지였는데, 돌담과 성문이 많은 슈리성을 구석구석 탐방하며 류큐왕국의 찬란했던 역사의 흔적을 느껴 보세요.

지하주차장과 휴식센터가 함께 설치되어 있는 스이무이칸 입구에 한국어 팸플릿, 스탬프 랠리가 비치되어 있고 한국어 음성가이드도 대여할 수 있어요.

스이무이칸에서 출발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이 슈레이문인데요. 가장 멋스러운 분위기가 나는 대표적인 문이랍니다. 현재의 문은 1958년에 복원된 것이고요, 2000년에 새로 발권된 2,000엔 지폐에도 그림으로 들어가 있어요.

그 다음에 나오는 곳이 소노햔우타키 석문인데요. 이곳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어요.
류큐 석회암으로 만들어진 건축물로, 사람이 드나드는 문이 아니라 국왕이 외부로 행차할 때 안전을 기원했던 예배소예요.

도로를 건너고 좌측으로 가면 간카이문이 나오는데 이 문이 바로 슈리성의 정문이에요. 중국 황제의 사신인 책봉사를 비롯, 방문객을 환영한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에요.

다음에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샘물’이라는 뜻으로 문 앞에 용천수 ‘류히’에서 이름 붙여진 즈이센문과 국왕을 비롯한 왕족의 중요한 식수로 사용되었던 ‘류히’가 나와요.
그 다음에 나오는 문이 로코쿠문으로 성루 안에 있는 물시계로 시간을 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에요. 당시 신분이 높은 관리들은 이곳에서 가마를 내리게 해 국왕에게 경의를 표했다고 하네요.

도모야 안에 ‘반코쿠신료의 종’이 걸려 있는데, 종이 당시 류큐왕국이 해양왕국으로서 자랑스러운 기상을 나타내는 글이 새겨져 있어요. 그리고 글에는 조선을 나타내는 ‘三韓(삼한)’이라는 단어를 통해 류큐왕국이 조선과도 밀접한 교류를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요.

당시에는 호적을 관리하는 ‘오쿠미자’와 절과 신사를 관리하는 ‘지샤자’가 있었으나 현재 슈리성 매표소 건물로 사용되고 있는 고후쿠문.

고후쿠문 바로 앞에 있는 마당은 시차누우나라고 부르는데, 바깥 마당이라는 뜻이에요. 이곳에는 슈리성 안의 성지, 스이무이 우타키와 사족의 가계도 관리와 왕조의 자료편집을 하는 게이즈자, 성 안에서 사용하는 비품과 자료 등을 관리하는 요모쓰자가 있어요.

이어서 슈리성 정전 앞 우나(마당)로 이어지는 마지막 문, 호신문. 신을 숭배한다는 뜻의 문이에요. 슈리성 개관 시간인 오전 8시 30분에 가면 성문을 여는 의식과 문지기를 볼 수 있어요.

호신문을 통과해 들어가면 정면으로 바로 슈리성 정전이 보여요. 현재 슈리성 정전은 옻칠 공사 중이지만 내부는 평소대로 관람이 가능해요.

정전을 기준으로 우측에 있는 건물은 남전·번소로 사쓰마번(현재의 가고시마현)의 관리들을 대접하는 장소로 사용되었던 건물인데 현재는 왕조 시대 때 제작된 미술 공예품들을 전시하고 있어요.

남전·번소와 이어진 건물로 쇼인·사스노마가 있는데 쇼인은 국왕이 일상적인 업무를 보던 건물이며, 사스노마는 왕자의 대기실로 신하들과 환담을 나누던 장소였어요. 현재 사스노마는 정원을 감상하며 왕조 시대의 전통과자 등의 다과를 유료로 즐길 수 있어요.

슈리성 정전 2층 중앙의 휘황찬란한 곳을 ‘우사스카’라고 부르는데 국왕이 정사와 의식을 집행할 때 앉는 옥좌가 놓여 있어요.

경로를 따라 정전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면 유리바닥을 통해 슈리성터를 확인할 수 있어요. 슈리성터가 다른 구스쿠들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것이며 이 슈리성터 위에 25년 전에 슈리성이 복원된 것이랍니다.

슈리성 정전에서 나오면 바로 북전으로 이어져요. 당시 이곳은 중요한 안건을 논의하는 정무의 중추기관이자 중국의 사신 책봉사를 환대하는 곳이었는데 현재는 춘추연회와 책봉의식을 재현한 모형 등의 전시와 기념품점이 있어요.

그밖에도 슈리성 공원에는 슈쿠준문, 우에키문, 규케이문, 고비키문 등의 성문, 이리노자나 전망대, 교노우치 예배소, 엔칸치 연못, 엔카쿠지(원각사) 절터 등 구경할 곳이 많아요. 현재 슈리성은 영화로웠던 옛 모습을 되찾고 있는데 70% 정도가 복원되었답니다. 부디 슈리성에서 류큐왕국의 숨결을 느껴 보세요.